야마모토 지목한 ‘타격기계’ 이정후의 기개 “빨리 붙고 싶다”
이정후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로 떠나는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기개는 변함이 없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이제야 비로소 (MLB에 진출한다는 것이) 실감한다. 늘
팀원들과 함께 캠프를 떠났는데 이렇게 혼자 출국하려니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며 "도착하면 곧바로 구단 시설을 이용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다. 따뜻한 곳에 가서 빨리 기술 훈련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7년 동안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뛴 이정후는 지난해 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08억원)라는 대형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후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왔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스프링캠프지로 향해 새로운 팀원들과 첫 훈련을 시작한다. 그에 앞서 이정후는 개인 훈련 프로그램을 먼저 소화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김)하성이 형이 잘한 덕분에 내가 좋은 대우를 받았듯, 내가 잘하면 한국 선수에 대한 대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을 느끼면서 뛰겠다”고 말했다.
출국 전 이정후는 가장 상대하고 싶은 투수로 ‘동갑내기’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지목했다. 주저하지 않고 지구 라이벌팀의 에이스급 투수를 콕 집은 ‘타격 기계’ 이정후의 기개가 묻어난다.
일본
현역 투수 중 오타니 쇼헤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 야마모토는 오프시즌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337억원)라는 초대형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투타겸업’ 오타니를 제외하고 MLB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MLB에 처음 도전하는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찢은 특급 투수다. 일본에서는 통산 172경기(897이닝) 70승2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 및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올 시즌 23경기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 사와무라상 3연패를 달성했다.
평균 153km의 포심을 비롯해 포크,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이정후는 야마모토와의 대결에 대해 “국제대회에서는 몇 번 만나봤는데 빅리그에서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다. 꼭 (야마모토의 공을)쳐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정후는
야마모토 앞에서 굴욕을 당했다가 설욕에 성공한 기억이 있다. 야마모토와의 첫 대결이었던 프리미어12에서 ‘3구 삼진’을 당했다.
타격 기계 이정후에게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도쿄올림픽에서는 통쾌하게 설욕했다 야마모토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2루타를
터뜨렸고,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뽑았다.
이정후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와 야마모토 소속팀 다저스는 같은
지구(NL 서부)에 속해 13차례나 맞대결을 가진다. 미국 본토 개막 4연전이 끝난 뒤에는 샌프란시스코-다저스전이 펼쳐진다. 이
기간 오타니 출전은 물론 이정후와 야마모토의 첫 투타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달 22일 '2024시즌 당신을 놀라게 할 10명의 선수'라는 주제로 투수 5명, 타자 5명을 선정했는데 이정후의 이름도 올랐다.
이에
따르면, 이정후는 2024시즌 134경기 타율 0.291(581타수 151안타) 11홈런 54타점 78득점, 8도루 53삼진
48볼넷 출루율 0.354 장타율 0.431 OPS 0.785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격력에서는 팀 내 최고 수준, 수비도 평균 이상의 수치다.
이정후가 전체 타석에서 9.1%의 삼진 비율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루이스 아라에즈(7.1%)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아라에즈와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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