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8일 열린 2023-2024 V리그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파죽의 7연승을 질주하며 남자부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전력은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삼성화재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25-21 25-22)으로 이겼다.

7연승을 달린 한국전력은 8승 6패로 승점 24를 쌓으며 삼성화재(9승 5패·승점 23)를 끌어 내리고 5위에서 단숨에 3위로 도약했다. 또한 삼성화재가 올 시즌 홈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기록까지 깨뜨렸다.

반면에 처음으로 홈 경기에서 패하며 연승 행진이 끊긴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1세트 극적인 뒤집기, 셧아웃 승리 '해피엔딩'

한국전력은 1세트부터 최근의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세트 막판에 삼성화재에 연속 실점을 하면서 20-22로 끌려갔다. 그러나 무려 5연속 득점을 올리며 뒤집었다.

삼성화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로 1점을 만회한 한국전력은 임성진의 강서브로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의 퀵오픈과 박찬웅의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세트 포인트에서 임성진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1세트를 가져왔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장면이었다.

한국전력은 2세트부터는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타이스의 안정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리드를 지켰다. 마지막에는 서재덕의 후위 공격까지 성공하면서 손쉽게 2세트까지 따내며 삼성화재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삼성화재는 3세트 들어 김우진, 노재욱, 에디 자르가차(등록명 에디)를 빼고 박성진, 손태훈, 이재현을 선발로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한국전력은 다양한 공격 카드를 앞세워 2~3점 차의 꾸준한 리드를 이어갔고, 결국 먼저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뒤 상대의 서브 범실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한국전력, 꼴찌서 선두권 넘보는 남자부 '신데렐라'
 

▲  프로배구 한국전력 타이스 덜 호스트가 8일 열린 2023-2024 V리그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타이스와 임성진이 13득점씩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신영석이 블로킹 4개 포함해 11득점을 보태며 든든하게 중앙을 지켰다. 특히 신영석은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연패를 거듭하던 한국전력은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된 것처럼 연승 행진으로 어느새 3위까지 올라서면서 선두권 경쟁에까지 뛰어들었다. 1위 우리카드와의 격차는 승점 6이고, 2위 대한항공과는 1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의 가장 큰 강점은 국내 선수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임성진, 신영석, 서재덕 등 해결사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 외국인 공격수 타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당연히 상대로서는 수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가 요스바니만 유일하게 13득점을 올린 반면에 국내 선수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한국전력의 권영민 감독은 지난 15일 OK금융그룹전을 시작으로 연승 행진을 하는 동안 매 경기 같은 옷을 입고 나오는 '징크스'가 생겼다. 과연 권 감독이 언제쯤 옷을 바꿔 입게 될지가 남자 프로배구의 새로운 화젯거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