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95즈'의 특별한 우정…"쟤 이상해요"→"말 좀 줄여라"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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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07:27
조금 귀찮고, 제법 이상한 사이다. 그런데 이 우정, 특별하다.
KT 위즈엔 1995년생 선수가 많다. 팀 내에선 '95즈'라 불린다. 1군 스프링캠프에만 7명이나 있다. 야수 김민혁, 배정대, 이호연, 장준원과 투수 문용익, 이상동, 주권이다. KT의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이상동이 입을 열었다. '95즈'의 실세가 누구인지 묻자 "거의 다 해당한다. 야수 네 명이 이끈다"며 "난 뒤에서 애들을 따라가는 편이다. 준원, 민혁, 호연이는 말이 너무 많다. 주로 이 친구들이 모임을 주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준원이는 말이 진짜 많다. 숙소에 있으면 준원이 목소리밖에 안 들린다"며 "준원아, 수다 줄이고 야구에 더 집중하자"고 전했다.
문용익은 "두루두루 다 친해 실세 같은 건 없는 듯하다. 각자 개성이 있다"며 "준원이, 권이가 돋보인다. 활발해 말을 많이 걸어준다. 성격이 좋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난 '95즈'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돼 막내다. 다들 나를 많이 챙겨준다"며 "'95즈' 모두에게 올해 아프지 말고 다 같이 좋은 성적 내자고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용익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로 자유계약(FA) 이적한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이어 주권이 등장했다. 그는 "실세는 나다"고 당당하게 외친 뒤 "사실 민혁이다. '95 대장'이다. 시즌 때 밥을 자주 먹는데 민혁이가 먼저 나서서 약속을 잡는다"고 귀띔했다. 주권은 "우리도, 선배들도 다 민혁이를 '95 대장'이라고 부른다. 난 따라가는 입장이다. 보통 민혁이, 준원이가 리드한다"며 "준원이는 말이 진짜 많다. 난 은근히 안 하는 편이다. 준원이가 말을 좀 줄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호연은 "실세는 민혁이, 정대다. KT에 오래 있었다. 권이도 마찬가지다"고 입을 뗐다. 김민혁은 2014년 KT에 입단했고 주권은 2015년, 배정대는 LG 트윈스를 거쳐 2015년부터 KT에 몸담았다. 이호연은 "민혁이는 '95 대장'이고 준원이는 친한 친구들과 있으면 말을 계속 한다"며 "난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이다. 다 맞춰준다. 이런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웃었다.
'95즈' 중 한 명을 골라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이호연은 "모두에게, 올 시즌 아프지 말고 다 같이 힘내 좋은 결과 얻자고 하고 싶다"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문용익도 똑같이 말했다고 전하자 "역시 저랑 용익이는 잘 맞는다니까요"라며 눈을 반짝였다.
김민혁과 배정대가 나란히 나타나 열을 올렸다. 김민혁은 "'95즈'의 대장은 준원이다. 월급날 같이 계를 하는데 준원이가 총무 겸 회장이다"고 말한 뒤 "사실 내가 '준원아 이것 좀 알아봐'라고 하면 준원이가 애들을 모은다. 준원이는 '바지 대장'이다. 나나 정대가 의견을 내면 준원이가 다 모아 결론을 낸다"고 실토했다.
그러자 배정대는 "원래 '95 대장'은 민혁이었는데 살짝 내려놓은 것 같다. 준원이에게 바통 터치하듯 떠넘겼다"며 "친구인데 민혁이가 준원이를 오른팔 부리듯 한다. 장난이고, 준원이는 왼팔 정도 된다"고 증언했다. 그는 "민혁이가 밥을 자주 사는데 준원이는 고마운 걸 모르는 것 같다. 준원이는 그냥 애가 좀 이상하다"며 "말을 쉬지 않고 하고, 목소리도 너무 크고, 웃음소리도 별나다"고 폭로했다.
김민혁은 '95 대장'답게 '95즈'의 역사를 소개했다. 그는 "사실 이렇게 큰 모임이 아니었다. 원래 나와 정대, 권이, (심)우준이까지 네 명이 있었다. 그러다 준원이, 호연이, (조)이현이가 팀에 새로 오며 인원이 많아졌다"며 "다 모여 잘 지내보자는 의미였는데 사람이 늘고 형들이 띄워주시면서 모임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별안간 배정대를 공격했다. 김민혁은 "정대는 사실상 '95즈'가 아니다.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정대는 "나는 참여를 잘 안 한다. 밥 먹자고 하면 '왜 밥 먹냐', 카페 가자고 하면 '왜 카페를 가야 하냐'고 한다"고 고백했다.
화두는 다시 '누가 실세인가'로 돌아갔다. 배정대는 "실질적인 대장은 민혁이다. '95즈'의 창시자이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선 리더십이 있다"며 "대신 '바지 준원', '실세 민혁'이다.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서 우준이가 전역하면 우준이가 될 것이다"고 정리했다.
김민혁은 "전제가 있다. 우리끼리 있을 땐 내가 말을 많이 하지만, 선수단 전체로 확대하면 정대의 힘이 세다. 부주장 아닌가"라며 "모임 참여율은 낮지만 선수들의 애로사항, 건의사항은 모두 정대를 통해 위로 올라간다. 정대는 형들과도 잘 어울리는 자유로운 영혼이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95즈' 중 한 명에게 한마디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김민혁은 "모두에게 하고 싶다. 내가 늘 모이자고 하는 것은 이 친구들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다.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내비쳤다. 배정대가 제동을 걸었다. "딴지 거는 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잘되는 거랑 밥 먹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질문했다. 김민혁은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야구 이야기 하는 것이다. 평소 정대에게도 생각을 많이 물어본다"고 답했다.
배정대는 "다른 말은 필요 없을 것 같다. 그저 준원이가 조금 조용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혁은 "난 무조건 이 말이 나올 줄 알고 진부해서 안 했다"며 맞장구쳤다.
둘은 주권도 언급했다. 배정대는 "권이는 소속감이 없다. 1996년생들과도 친구로 지낸다"고 지적했다. 김민혁은 "내가 상무에서 25살에 제대했는데, 권이가 그때 돼서야 말을 놨다. 내가 먼저 '권아, 이제 말 좀 놔…'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최고의 수다쟁이, 바지 대장 등으로 꼽힌 장준원에겐 해명 시간이 필요했다. 장준원은 "진짜 실세는 민혁이다. 귀찮으니 나를 옆에 두고 인형처럼 조종한다"며 "민혁이는 사람을 잘 구슬린다. 생긴 것과 달리 영악한 여우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난 민혁이의 속셈을 다 알면서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맞춰준다. 나나 호연이, 이현이처럼 당해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우리가 민혁이의 오른팔, 왼팔, 오른 다리 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대체 얼마나 말이 많은지 물었다. 장준원은 "난 말이 없는 편이다. 애들이 자꾸 내게 말을 걸어서 그렇다"며 "솔직히 말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많지도 않다. 만약 내가 말을 더 줄이면 '95즈'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소신껏 발언했다. 그는 "말을 안 하면 다들 내가 화난 줄 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장준원은 이상하다"는 배정대, 김민혁의 발언에 관해서는 "음모다"고 선을 그었다. 장준원은 "진짜 이상한 사람은 정대다. 원래 정상이 아니었는데 KT 온 뒤 경기에 자주 나가고 야구 좀 잘하니 이미지가 좋아졌다"며 "정대가 비정상이라 나를 그렇게 보는 것이다. 정대와 같이 있으면 나까지 이상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장준원은 "민혁이는 나를 그만 이용했으면 좋겠다. 정대는 정신 차렸으면 한다. 팀에서 위치가 너무 좋아 '95즈'에서도 그런 줄 아는데, 퇴출 1순위다"며 "정신 차리라고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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