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이한테 믿음을 주고 싶어요” 리시버나 서버가 아닌, 공격수 문정원도 신뢰를 줄 수 있다
최고관리자
0
390
01.17 01:32
문정원의 열정은 열세 번째 시즌에도 여전하다. 리그 최고 수준의 리시버와 서버지만, 공격수로서도 믿음을 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문정원은 배구에서 공격과 수비의 시작을 맡는 서브와 리시브를 모두 잘하는 선수다. 코트 구석에서 돌아 나오며 구사하는 특유의 서브와 자세를 한껏 낮춰 코스를 파악하는 특유의 리시브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다만 데뷔 후 시간이 흐르고 여러 부상들도 찾아오면서 공격에서는 약간 위력이 감소했다. 김종민 감독이 공격력의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전위에서는 문정원을 빼고 전새얀을 투입할 정도다.
그러나 16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페퍼저축은행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에서는 달랐다. 문정원의 공격이 1세트를 풀어가는 열쇠가 됐다. 문정원이 57.14%의 공격 성공률로 공격 득점 4점을 올리며 모처럼 화력을 보탠 한국도로공사는 세트스코어 3-0(25-22, 25-16, 25-21)으로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기분 좋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문정원은 “올스타 브레이크 진입 전에 이기는 경기를 해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이번 경기를 지면 브레이크 때 운동하다 죽을 일만 남겠다 싶었다(웃음). 이번 경기는 결과도 내용도 괜찮았던 것 같아서 브레이크를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솔직한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날 문정원은 1세트 초중반 공격의 핵심이었다. 퀵오픈과 시간차 패턴을 섞어가며 쏠쏠한 득점력을 발휘했다. 물론 문정원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세터 이윤정의 신뢰와 좋은 패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한편으로는 문정원의 탄탄한 리시브와 수비가 이윤정의 좋은 패스로 연결된 것이기도 하다. 서로 간의 선순환이었다.
문정원은 “(이)윤정이한테 공격적으로도 더 믿음을 주고 싶다. ‘아직 내가 부족한 게 많다’는 말도 한다”며 이윤정에게 서버나 리시버가 아닌 공격수로서도 신뢰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컸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에 연습 때도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그래서 윤정이가 1세트에 많은 공을 준 것 같고, 자신 있게 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기분 좋게 돌아봤다.
한편 문정원은 이날 서브에서는 행운이 따랐다. 3세트 4-2에서 구사한 서브가 네트를 살짝 스친 뒤 페퍼저축은행 쪽 코트의 빈 공간에 떨어진 것. 이런 서브 득점이 나오면 어떤 기분인지를 묻자 문정원은 “기쁨보다는 무조건 안도감이다. 특히 오늘(16일)은 서브 리듬이 정말 안 좋았다. 내 손이 내 손 같지가 않았다(웃음). 그런데 그 서브가 네트를 맞고 떨어져서, 선수들한테도 너무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안 좋은 감각 속에서 간신히 한숨을 돌린 때를 회상했다.
유독 서브 감각이 안 좋은 날에는 전략적인 서브보다는 안정적인 서브를 구사하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문정원은 그런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은 입장이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플로터 서브로 서브를 바꾼 상황에서 팀의 주전 라인업에 스파이크 서버는 문정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문정원 역시 “내가 유일한 스파이크 서버기 때문에 강한 서브를 범실 없이 넣는 것이 중요한데, 감이 안 좋아서 범실을 많이 해버리면 다음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자신 없이 치면 찬스를 넘겨주게 된다. 약간 부담감이 있다”며 자신만의 어려움이 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
깔끔한 승리를 챙긴 한국도로공사와 문정원은 이제 올스타 브레이크와 올스타전을 맞이한다. 그는 먼저 “잘 먹고, 잘 자고, 몸 관리도 좀 하고, ‘2주 쉬고 운동 다시 어떻게 하지’ 걱정도 좀 하면서 쉬겠다(웃음). 집에 예쁜 조카도 있으니까 조카랑도 놀겠다”고 올스타 브레이크 때의 계획을 밝혔다.
올스타전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방송사 인터뷰에서도 올스타전 질문이 나오더라. 왜 이렇게 올스타전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터뜨린 문정원은 “저 진짜 몸치다. 그래도 뭘 하긴 해보겠다(웃음). 기대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서브 컨테스트는 감독님이 우스갯소리로 ‘(김)세빈이가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셨다”며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자신의 주무기인 서브 감각이 최악인 가운데서도 약간의 행운과 함께 부담감을 잘 버텨냈고, 동료에게 주고 싶었던 공격수로서의 믿음을 주는 데도 성공했다.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예쁜 조카를 만나러 갈 수 있다. 2024년 1월 16일은 문정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하루였다.
꾸러기티비, 해외스포츠중계, 무료스포츠중계, 해외축구중계, 스포츠실시간중계, 에볼루션, 온라인카지노, 무료영화, 드라마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