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곧 시즌 아웃, ‘허리 부상’ 전성현이 가진 무거운 책임감…‘불꽃슈터’는 쉴 수 없었다
수술은 곧 시즌 아웃, ‘허리 부상’ 전성현이 가진 무거운 책임감…‘불꽃슈터’는 쉴 수 없었다
‘불꽃슈터’ 전성현은 지난 2022-23시즌 대한민국 슈터 계보를 잇는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KBL의 3점슛 기록을 대부분 경신했고 가장 높은 곳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개인만
빛난 시즌은 아니었다. 이제는 한때 악몽이 된 데이원 스포츠의 추태에도 선수단을 이끌며 당당히 4강에 올랐다. 이정현의 성장,
디드릭 로슨의 존재감 등 여러 선수의 활약이 있었지만 핵심은 전성현이었다. 이명 증세로 인한 어지럼증, 그리고 귀 통증에도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2023년 여름부터 전성현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리 통증을 발견했고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대회를 치렀다. 대한민국은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로 추락했고 주축 선수였던 전성현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몸과 마음 모두 다친 채 맞이한 2023-24시즌. 아쉽게도 여름에 발견한 허리 통증은 급성 허리디스크
문제로 이어졌고 결국 휴식기를 맞이해야 했다. 다시 코트로 돌아왔고 소노의 반등을 이끌고 있지만 전성현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허리 부상은 운동선수에게 있어 치명적이다. 완치가 없고 평생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지금도 수술이 필요한 전성현이지만 출전 강행을 선택했다. 그에게는 그 누구도 쉽게 헤아리기 힘든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전성현은
MK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허리 통증을 처음 느낀 건 대표팀에 있을 때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다. 쉬었어야 했는데
참고 뛰었다. 선수 명단이 계속 바뀌었고 남은 선수들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5대5 훈련을 거의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아플 때까지 운동하다가 1, 2일 쉬고 다시 운동하는 것이 반복됐다. ‘만약 쉬었다면 괜찮았을 텐데’라는 후회는 있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리디스크가 터진 상태에서 계속 출전한다는 건 선수 생명을 깎아가면서 뛴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 상태에선 수술이 정답이지만 그렇게 되는 순간 2023-24시즌은 끝이다. 전성현은 수술보다는 출전을 선택했다.
부상 투혼이라는 표현은 이제 구시대적이다. 몸 관리만 잘하면 롱-런할 수 있는 지금의 프로 세계에서 전성현은 다른 선택을 했다.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진 무거운 책임감에 대해 설명했다.
전성현은
“내가 돌아오기 전 소노가 연패를 하고 있었다. 이후 일정에서도 계속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근데 옆에서 지켜보니 계속 질 것
같더라.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뛴다고 했다. (김승기)감독님은 내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뛴다고
하니 쉬라고 하셨다. 그래도 뛰어야 한다는 마음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노는 전성현이 허리 통증으로 빠진 4경기에서 1승 3패, 그중 3패는 연패였다. 마지막 창원 LG전에선 49점에 그치는 등
극심한 공격력 난조에 빠졌다. 전성현이 필요했고 그는 때마침 복귀했다. 그리고 소노는 4연승을 달렸다.
전성현은
“너무 미안했고 안쓰러웠다. 사실 올 시즌을 정말 기대했다. 나는 물론 우리 팀이 그랬다. 근데 마음처럼 잘 안 되더라”며
“어떻게든 6강 이상만 하고 싶다. 소노가 온 뒤 정말 많이 지원해주고 있다. 외국선수 문제도 있었는데 빠르게 해결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회장님도 몇 번 경기를 보고 가셨다고 하더라. 그만큼 농구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데 첫 시즌부터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먹튀’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돈을 받는 만큼 보여줘야 한다. 너무 아파서 수술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뛰어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전성현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실제로 소노를
상대하는 팀들은 크게 느끼고 있다. 예전처럼 대단한 3점슛 능력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코트 위에 서는 순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수다. 그렇다는 걸 선수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쉬지 않고 있다.
다만 허리 부상을 안고 뛴다는 건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전성현이 가진 책임감은 이러한 위험 요소도 제쳐둘 정도로 무겁다.
현재
소노는 8승 9패를 기록 중이다. 수원 kt에 패하며 4연승을 마감했고 5할 승률도 깨졌다. 그러나 그들은 상위권 팀들과 만나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단숨에 치고 올라온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쓰러지지 않는 전성현이
있기에 더욱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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